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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생

2014/10/27

드라마 미생은 불편하다. 카툰 때도 불편했다. 윤태호 작가의 천재성은 누구나 다 아는 주지의 사실. 그래서 작품이 나쁘다 후지다가 아니다 불편하다는 감정이다.

직장생활에 대한 리얼리티와 환타지가 구분없이 화학적 결합을 하고 있다. 어떤 리얼리티는 공감을 하고 어떤 환타지에는 코웃음을 치지만, 드라마를 보는 누군가는 리얼리티와 환타지를 구분 못하겠구나 하는 노파심. 그 노파심이 무언가의 치부를 들키는 듯한 공포심으로 확장된다. 직장인인 나도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 원 인터내셔널 같은 고도로 프로페셔널한 직장 생활이 진짜 직장 생활이면 나는 가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것일까. 장그레와 그의 동료들처럼 살지 못하면 낙오자 예정인 것인가. 그래서 미생 시청을 조금은 회피하고 있었다. 윤태호는 천재이고, 미생은 명작이다. 드라마는 의도하든 안하든 프로파간다적 계몽영화가 될 가능성은 없는가. 생산성 후진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아 일좀 열심히, 프로처럼 하라고. 폼나게.

...하면서 3화 중간을 조금 봤는데 기우였다. 좋아하는 배우 이성민이 나오고, 임시완의 연기와 나레이션 역시 훌륭하며, 해학이나 위트 같은 것이 좀 더 드라마틱하게 읽힌다.

에…잘 모르겠다. 내가 뭘 안다고.

나는 그저 가우스 전자를 씨트콤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어릴적에 보던 손자병법 같은 드라마도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저 좋은 직장인이 되고 싶었을 뿐인데.

무간도나 다시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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